[서문] 동남아시아와 폴리네시아의 화려한 땅들: 남쪽 바다, 미스터리와 모험

» Books » 남쪽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 » [서문] 동남아시아와 폴리네시아의 화려한 땅들: 남쪽 바다, 미스터리와 모험

요즘에는 남쪽 바다에 관한 책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공공 도서관의 책장은 중국, 일본, 한국에 관한 책으로 채워져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적인 목적으로 탐험을 하는 소수가 쓴 것 외에는, 동남아시아와 폴리네시아의 먼 곳에 흩어져 있는 화려한 땅들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신기한 일입니다.

시암, 캄보디아, 아나멩, 코치나차, 말레이 반도, 해협 이주민, 스마트라, 자바, 발리, 세레베스, 보르네오, 술루… 그들의 이름 자체가 낭만과 동의어입니다. 모험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의 발걸음은 이 곳에서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술탄과 라자… 해적과 머리사냥꾼… 태양에 그을린 갈색 피부를 가진 개척자들과 흰색 헬멧을 쓴 외인 군인들… 독침을 발사하는 바람총(Blowgun)과 휘어진 칼날을 가진 크리스(krises)… 금빛으로 장식된 하우다1를 지고 있는 코끼리… 호랑이, 악어, 오랑우탄… 사원과 궁전… 노란 로브를 입은 삭발한 승려들… 불타는 불나무… 프란지파니의 향기… 녹색 밀림과 열기로 인해 수증기를 내뿜는 열대의 강… 긴 흰 모래 해변 위의 흰 달빛… 군고(war-drums)의 울림과 바람에 흔들리는 사원의 종소리…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러한 마법의 장소로 이끄는 낯선 길을 가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의 일상은 지속되어야하며, 세상은 돌아가야합니다. 그래서, 우리 중 대다수는 사무실, 공장, 집에서의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들을 위한 것입니다. 나는 독자들이 남쪽의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열대의 마력, 밀림의 신비함, 야자수로 둘러싸인 작고 아름다운 신비한 섬들의 유혹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림처럼 아름답고 강인한 인물들, 농장 경영자들, 경찰관, 영사, 선교사, 식민지 통치자들이 지구의 동떨어지고 소외받은 이 곳으로 문명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위험한 바다의 포말 위에 열려 있는 마법 같은 창문을 넘어 펼쳐지는 잊혀진 동화의 땅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동을 독자들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래는 경쾌하고 자유로운 일상의 나레이티브 형식으로 이 글을 쓸 계획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그렇게 썼습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더 심각한 일들에 대해 쓰게 될 수 밖에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네덜란드 제국 건설자들의 업적, 보르네오에서 특허 회사2의 지배 하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 인도차이나와 말레이 반도의 개방, 시암의 재건, 이 모든 땅에서 진행 중인 문명과 야만 사이의 역사적인 싸움—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무시할 수 없는 말레이시아 생활의 한 면이기에 이 책에 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가벼우면서도 진지하고, 화려하면서도 평범하고, 얕으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들이 썩여 있습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내려놓을 때, 백인이 말레이 땅을 개척하면서 마주하는 위험과 어려움에 대해 더 나은 이해를 얻었합니다. 동양 열대 지역에서의 삶이 사파이어 바다와 우거진 야자수 아래의 대나무 오두막, 어두운 머리카락에 히비스커스 꽃을 단 원주민 소녀, 그 이상의 것임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배움을 얻는다면, 이 책을 쓴 보람이 있을 겁니다.


  1. “Howdah”는 원래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코끼리 등의 큰 동물 등에 올려놓는 좌석이나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이는 주로 왕족이나 귀족들이 여행할 때 사용되었으며, 종종 호화롭게 장식되기도 했습니다. ↩︎
  2. 여기서 특허 회사(chartered company)는 식민지 시대에 특정 지역에서 상업적, 행정적 권한을 부여받은 회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은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아 그 지역에서 무역, 통치, 개발 등을 수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동인도 회사나 아프리카의 여러 특허 회사들이 이러한 역할을 했습니다. ↩︎

Leave a Comment